나에게
나를 갉아먹고 업보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숨조차 쉴 수 없어도
한 가닥 희망의 문이 열렸다.
서툰 자판에 조아린 두 눈엔
서광의 빛을 반짝이며
살며시 노크를 하며 속삭인다.
이름 석 자 영원히 잊은 줄 알았는데
수줍은 듯 살짝 고개를 들고
세상을 향에 한 발짝 한 발짝
걸음마 배우는 아이처럼
세상의 허파를 향해 내 딛어본다.
아직은 죽지 않았구나
아직은 할 일이 남았구나
글 한자에 시름 세월 토해놓고
장독대 위에 정한 수 떠놓고
기도하는 엄마마음
인제야 헤아리며 철없는 아이가 된다.
2004년 1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