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우리 막내 뭉치

능수 2006. 9. 15. 16:20

뽀얗고 뭉실뭉실하다, 솜뭉치 같다 하여 뭉치
우리 집 막내 뭉치입니다.

 

 

우리 집도 애견하나 키우면 안 되겠느냐고 묻는 딸아이
한번 정들이면 끈기 어려운 것이 인연이라고,
어떻게 기르려고 강아지를 가져오느냐고
그만두라고 했더니만 예쁘고 귀여워서
딸애가 아르바이트로 하는 집에서 얻어왔다

 

하얗고 조그마한 몽실몽실한 예쁜 강아지
혼자 자취하며 몸이나 잘 챙기고 살 것이지
뭔 강아지를 기른다고 하는지 야단인지 싶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한 달에 한번 예방주사 맞혀주고 개 사료 사다 정성 들여
몇 개월 이젠 많이 자라 활발하고 정신없게 하는지
눈에 띄는 것은 그냥 두지 않고 물고 뛰어다닌다
학교에 가면 온종일 혼자 집 지키며 있으니 오죽 답답하면
그랬을까 생각하지만 강아지에게 정 들이다
나중에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 싶다

 

얼마 전에는 새벽에 전화가 울려 받았더니
뭉치가 침대에 오줌을 쏴놓았다 난리가 났다
얼른 와서 뭉치 좀 데려가라고
기어이 일 저지르고 말았다고 새벽같이 달려갔더니
침대보는 걷어서 빨고 침대는 세제를 묻혀 수건으로 닦고 정신이 없다
그러게 누구 강아지 기르라고 했느냐고
누가 돌봐준다고 하면 그만 주고 말라고 했더니만
그렇게는 못한다고 굳이 기른다는 딸아이
하는 수없이 큰 이불하고 뭉치하고 싣고 집으로 데려왔다

 

일주일 한 번씩 데려와 조금씩 익숙해졌던 강아지
초롱초롱한 눈망울 굴리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운 생각이 드는지
너는 이제 갈 곳 없다 누나한테 쫓겨났으니 큰일 났다고
며칠 있다 와서 데려가더니 몸집이 커서 무게 나가
데리고 다니기도 힘이 드는지
이젠 엄마가 데리고 있으면 안 되겠느냐고 한다
까만 눈동자 굴리며 눈치를 살피는 뭉치
이런 생명을 버릴 수도 없고 애가 그리 좋아하니
집에 데리고 있는데 옷만 입어도 가방에 넣고 가라고
가방에 얼씬거리며 지가 먼저 나서고
입맛만 다셔도 달라고 쫓아오고 방바닥에 앉아 있기만 하면
무릎 위로 올라와서 기대어 앉으며 온갖 여우를 떤다

 

이젠 제법 커서 거세수술을 해주고 털이 너무 길고 빠져 털을 깎아주었더니
깔끔한 모습에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아 정신없이 하루종일 먹지 못하고
누워있다가도 애들 아빠가 돌아오니
얼른 일어나 꼬리를 흔들며 반갑다고 난리이니
이래서 강아지가 못된 사람보다 낫다고 했나 보다. 
꽁지처럼 따라다니며 양말도 벗겨 가구 걸레도 뺐으며 어찌나 개구쟁이 인지
우리 심술꾸러기 뭉치와 정이 들었네요

 

 

지금 모습입니다.

털이 너무 길어 깎어준 모습

저 뭉치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06.9.15

 

매미. 金順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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