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인연-★
얼떨결에 글 한 줄 그어놓고
이름 석 자 적어 넣을 수 없어
망설임 속에 서성이고
시란 단어조차 달지 못하고
몇 줄 써내려 간 글
읊어 볼 수도 없구나
갈고 닦아 익은 글 내려놓고
시란 단어를 달아놓고
이름 석 자 자신 있게 달 수 있을까?
글을 쓴다는 것
갈아먹는 고통이라고 하는데
나를 갈아먹으며
정녕 글다운 글 내려놓고
자신 있게 이름 석 자 달아 넣고 싶다.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발전하지 못하며
평생을 글을 쓴다고 하여도
시다운 시 한 줄 써내려 갈 수 없음인데
아직도 익숙지 않은 글의 인연이 되어
잠재의식 속에 파고드는 허전함은 어이하나!
시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문인이란 명분만 달고 보니
달가움보다는 두려움으로 맞이하는 글
뚜렷한 목적을 두고
파고들어야 옳은 일인데
설익은 글을 내려놓고 어설픈 몸짓 어이하나!
글/매미.김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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