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거들랑 흐르거라
갈무리하지 않아도 되거들랑
그대로 묻어 두려무나
시간, 세월이 약이 될지니
가던 길 멈추고서 돌아보니
너무 멀리 와버린 시점에서
돌아본들 무슨 소용 있으랴
검으면 검은 대로
희면은 흰 대로
구색을 갖추어
가자꾸나
빈틈없이 가려다
발목을 잡히니
빠져나올 구멍 찾다
멍든 자국
겨울 햇살에도 얼어붙는다
피할 수 없음이니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끓었던 가슴
술 한잔에 삭여볼까
?
2006.1.10
매미 김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