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여자는 여자이나
여자다운 모습도 사라진
주부이며 아줌마인
빈 잔 같은 여자입니다.
집도 있고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으나
나는 늘 혼자 인 것 같습니다.
주부라는 이름이
나를 따라다니지만
주부라는 이름은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가운 날씨에
눈발은 휘날리는데
해야 할 숙제는 왜 그리 많은지
내가 필요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발목을 잡고 맙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
나는 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살아야 옳은지
가끔은 나는 나를
찾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아닌
누구 집 며느리
누구 아내
누구 엄마로
나를 조금씩 잃어버리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나는 내가 아니지만
나를 필요 하는 가족이 있기에
나는 나를 잃어버리며 살아도
나는 행복한지도 모릅니다.
글/매미.김순옥
흐르는곡;고향역 - 나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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