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재개발의 실체

능수 2006. 2. 21. 14:37

재개발의 실체

 

재개발의 물결에 몸살 앓는 고장
신행정도시 주변시가지 주거환경 개선 차원에서
시작된 주택재개발이 2년 동안의 입씨름 끝에
몇십 년을 정 들여 살아온 터전을 내어주고
떠나는 것도 아쉬움과 미련이 남는데
TV에서만 보았던 재개발지역의 세입자와
마찰이 오가고 터무니없는 많은 보상금을 요구하는 세입자
지금까지 다른 곳보다 싸게 받고 한가족처럼 지내왔던 주인과
세입자 개발목적으로 들어온 사업자와 한바탕 전쟁중이다

 

집주인과 세입자 간 관계
아무리 좋았던 사이일지라도 씁쓸한 사이로 남는다
내 가족이기에 내 고향 사람이기에 안면이 있기에
전연 모르는 사람보다는 조금이라도 신경 쓰며 잘해주었더니
물에 빠진 사람 건져 주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으로
도망 다니는 사람 간신히 붙잡아 배상금의 몇 배를 물어주고
합의를 보고 15일간의 입씨름 정신씨름 간신히 마무리를 지을 수가 있었다

 

남의 가슴 아프게 하여놓고 과연 잘될는지 싶고
내가 노력한 만큼 소유하고 내력에 따라서 얻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거늘 노력하여 살려고 하지 않고
재개발이라고 하니 하늘에서 거저 떨어진 줄 알고 바라고 사는 사람들
정신 상태가 틀려먹었다
노력하지 않고 남의 것 탐하는 마음들 도대체 이해하기 어렵다
입으로 토해낸 말 한마디에 천냥의 빚을 갚기도 하고
입으로 토해낸 말 한마디로 천하의 원수가 되기도 한다
사람이라고 다 같은 사람일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이 허하면 남의 마음도 허하다는 생각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더니 맞는 말인 것 같다

인간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처음과 끝이 같고
언제나 변함없는 사람 이여야 오래가는데
돈 앞에서 비굴해지고 웃기는 사람이 되어 가는 현실에
사람이 믿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하나의 인연이 되어 만나지는 수많은 인연
어떤 곳에서 만남을 갖더라도 거부감보다는
언제나 반길 수 있는 인연으로 사는 것이
사람다움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옳은 마음가짐으로
노력한 만큼 얻어지는 삶이야말로 일하면서
가장 소중한 것을 성취하며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 말이 법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현실적인 사람
혹시라도 실수가 따를까 봐 노심초사했던 일 마무리하고
몸도 마음도 녹초가 되어 하늘마저 노랗다
말로만 듣고 방송에서 재개발의 오랜 시간의 다툼을 보았는데
현실로 부딪히고 보니 인간사는 모양 참으로 각양각색이다
재개발하니 집주인이나 건설업자에게 봉 잡으려고 생각하는 사람들
동네 사람들 몇십 년씩 살다 보니 이십 년 전 그대로 인상하지 않고
그대로 받고 있고 시에서 가장 싼 곳으로 알려있다
이곳에서 살던 것 가지고는 다른 곳에 가서는 얻을 수도 없는 금액이다
그동안 싸게 잘살아왔다는 생각은 아니 하고 적은 돈 갖고 다른 곳 가서
가게를 얻을 수 없으니 보상하여달라는 세입자들
임자 만났다는 식으로 집단민원을 넣고
맡겨 놓은 돈 내놓으라는 식이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한집 두 집 떠난 빈집 커다란 포클레인에 어이없이 부서지는 소리
메케한 먼지 손때 묻은 가재도구들 여기저기 나뒹군다
수십 년 동안 정 들여 살던 집 이웃들
"어디로 가세요"
"언제 가시나요"
모두가 아쉬운 인사를 나누며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날 채비로
몸도 마음도 분주하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쳐간다
모두가 떠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질 집 아쉬운 마음에 온 가족이
왔다가는 사람 생업 보상하라고 죽어도 못 나간다는 세입자들
시공사업자와 집주인 잔금이 남은 집은 몸살을 앓는다
서로 대립으로 밀고 들어오고 밀려나가는 현시점에서
다소 시간이 걸려야 제자리를 찾으려나 보다

 

하던 사업도 이 달 말일로 접으면서 정들었던 집기들
새로운 주인을 찾는 중이고
태산같이 밀린 일만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20일 동안 애태우던 일 다소나마 정리되어
그 동안 궁금해하시던 님들에게 늦은 인사드립니다.

 

2006.2.21

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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