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이별

능수 2007. 3. 26. 22:35

이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한 올 티끌도 찾을 길 없는 빈자리

허탈한 가슴에 공허만이 가득 차있습니다.

 

곱디곱던 젊음도 청춘도 자식에게 모두 내어주고

모진 세월에 씻긴 상처 안고 그렇게 홀연히 떠나셨습니다.

 

아직은 시간이 남아있을 줄 알고

늘 그 자리에서 기다려 주시리라 생각했던 못난 자식

어떡하라고 그렇게 가시었는지

한 번만이라도 더 찾아 뵙어야 하는데

아픈 가슴 안고 후회의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때늦은 후회하고 이별 앞에 철이 드는

짧은 생각을 하고 사는 인생의 모습인가 싶습니다.

모진 세월은 결코 기다려주지 않고

우리네 인생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세월에 꺾인 인생 끝자락에

골 깊은 흔적 안고 얼마나 허무하고 아팠을까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어도

얼마나 기다렸을까

떠난 빈자리에서 불초 여식 그리움을 담아봅니다.

 

그렇게

그렇게 떠나보내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어머니가 살아왔듯이 자식걱정하고 염려하며

일상에서 하루하루가 저물어 두 주가 지났어도

아직도 가슴 한 칸이 짠해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천륜의 끈인가 싶습니다.

어머니 아픔도 시련도 없는 천상에서 편안히 잠드세요

 

07.3.26

 

매미.金順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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