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산행과 온천

능수 2006. 11. 2. 16:31

 

 

산행과 온천 

 

매번 오를 때마다 힘겨운 자신과 싸움을 한다.
높다 하면 높고 낮다 하면 낮은 산
우리지역의 명산 광덕산 해발 699m 
그리 높지 안치만 있을 것은 다 있다는 악 산으로 알려졌다
오래전에 애들 어려서 마땅히 갈 곳도 없어
일요일 되면 찾았던 곳 30도 경사를 오르며 외 이리고생을 하며
죽도록 산을 오르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어려워 쩔쩔매며 오르던 기억, 처음으로 등산 시작할 때에
너무 힘겨워 땀보다는 식은땀으로 고통을 겪었던 일도
그러고 시간 있을 때마다 조금씩 산을 오르며 자신과의 싸움으로
산을 찾곤 했는데 개인사업으로 인해 5~6년을 쉬다가 산에 오르니
이제는 무거워진 몸에 예전에 다녔던 흙이 많았던 산길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돌무덤 산행길의 아슬아슬한 발걸음에
조심스레 발길을 옮긴다

 

남편과 동갑내기 시누이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 나누며 오르고 또 오르며 헉헉 매번 오를 때마다
힘에 겹다고 하며 붉게 달아오른 얼굴빛은 그래도 미소가 번진다
나뭇가지에는 산악회 길 안내 문구들의
오르는 길목마다 전국각지에서 온 산행의 흔적들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많은 사람으로 분비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데
오늘은 평일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이 찾았다
한 고개 오를 때마다 서로 얼굴 한번 쳐다보며 흐르는 땀을 닦고
잠시 쉬었다 오르고 어느새 온몸은 땀으로 젖었지만 정상을 향한
발걸음은 무겁게 한발 두발 정상을 향하여 뛰고 뛴다

후유... 한숨에 정상에 도달하며 멀리 아래를 바라보면
까마득한 골짜기 멀리도 올라왔구나! 정상 정복감에
힘들었던 기억마저 시원한 바람결에 날아간다
한숨 돌리고 막걸리 한 사발 하자는 서방님 따라
시누이와 셋이서 둘러앉아 막걸리 한 병에 멸치 마늘종 안주로
한 잔씩 마시고 있으니 함께 올라온 아주머니들도 한 잔씩 마하며
"두 분 남매 아니냐고 묻는다."
"남매 맞습니다."
옆에서 남편이 부부이고요. 옆의 시누이와 남매라고 소개를 한다.

그러고 보니 많이 닮았습니다.
두 분도 많이 닮았고요
부부는 닮아간다고 하더니만 짙은 인상이 닮았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등산 다닐 때 장사하는 사람 배낭도 들어주곤 했다는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럼 한잔을 더 드려야 한다고 한잔을 더 주는 바람에
남편은 석 잔을 마시고 시누이와 나는 한잔으로
모처럼의 술에 얼굴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것이 어찔했다
공연히 마셨나 보라고 다리 휘청한다고 했더니만 조심하여 내려오라고 한다
한참을 가다가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하고
밑을 보니 단풍이 절정을 이루어 골짝이 마다 아름다움으로 수놓았다
준비해온 김밥 먹고 오늘은 조금 먼 곳으로 돌아보자고 길을 나섰다
고갯마루를 타고 내려오는 하산 길 숲을 이뤘던 가지에는 빈 가지가 되어가고 
 나뒹구는 가랑잎은 얼마나 쌓였는지 낙엽을 밟으며 내려오는 길은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설설기어 내려오면서 부서지는 낙엽을 수없이 밟으며
추억과 낭만에 젖어 흥얼거렸다

 

몇 시간을 돌아서 내려오니 쌀가마 들다 허리가 삐끗한 곳이 무리가 간다고
조금 축소하여 내려가자고 하는 남편 그러게 너무 무리하여 아프다고 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어이 통증이 오나 보다 천천히 내려가자고요
앞으로도 한 시간은 더 걸어야 하는데 걱정하고 있는데 시누이 남편이 전화를 했다
마곡사 온천 가자고.
아직 내려가려면 한 시간은 있어야 한다고 하며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
산밑까지 차를 갖고 왔다
아무 소리 말고 차 따라오라고 하는 시누이 남편
산에 오느라고 지갑을 안 들고 왔다면서 난감해 하면서 따라나섰는데
마곡사 옆에 온천으로 향하였다


머리털 나고 난생처음으로 온천으로 찜질방으로 안내되어 들어갔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한산하고 조용한 것이 괜찮다
온천은 근처에 있어 자주 다녀 봤지만 찜질방은 처음이라고 했더니
시누이 요즘에는 모임이 있어도 찜질방을 이용한다며 몸이 무겁고
찌뿌드드할 때에는 찜질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오는 길에 계곡의 가든으로 안내하여 들어갔다.
계절의 지나간 자리 안주인은 출타 바깥주인만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안주인 차를 몰고 온다. 여름에 더울 때에는 많은 사람으로 정신이 없었다는
계곡도 차가운 바람결에 따스한 곳으로 이동한 손님 빈 평상에는
지는 낙엽과 함께 찬바람이 일렁인다
급하게 닭 도리 탕에 맛난 저녁을 먹고 어두워진 밤길에 조심스럽게
집으로 향하였다
땀 흘리고 나서 온천물로 말끔히 씻으니 기분은 좋고
맛난 음식으로 배부르니 세상이 내 것 같다
가족간의 얼마만큼 외출인가
빈손 덕에 시누이 남편에게 부담 준 것 같아 미안하지만
모처럼 만에 좋은 시간을 가진 것 같다

 

06.11.2 매미 金順玉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청봉을 오르며  (0) 2007.02.08
대 자연과 나  (0) 2006.11.17
가을걷이  (0) 2006.09.08
인생 서러울 때  (0) 2006.07.06
살며 생각하며  (0) 200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