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치열한 삶

능수 2005. 8. 4. 14:54


 

치열한 삶

 

한낮 기온이 장난이 아니게 덮고 푹푹 찐다.
일상 속에 제각기 일터로 향하는 수많은 사람들
수만 수천 가지의 직업 전선에서 제각기 자기 몫을 하며
하루하루를 열어 간다.
나이가 적든 많든 살아가기 위한 생의 전선에 뛰어들어
살아남기 위한 전쟁인지 모를 생존의 경쟁 속에 삶을 불사른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아래 태양열 안고 달리는 자동차 행렬에
몸을 싣고 매년 두 번 숙제를 하기 위해 들리는 곳
차에서 내리니 햇볕에 달아오른 열기가 홧홧 치밀어 오른다.
세무서 앞 큰 나무 바람결에 살살 흔들림에
일제히 맴맴 씨름시름 찌르르....
홧홧 달아올랐던 열기, 속이 후련해지도록 자지러진 함성
"그래!"
"바로 이거다."
긴긴날 어둠 속에 살다 짧은 생의 아쉬움의 절규인지 모르지만
살아 있는 한 치열하게 사는 거야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한 번뿐인 인생
내게 주어진 삶 치열하게 살다가 후회 없는 삶이 되어야겠지
시멘트 바닥에 높은 건물 사이 큰 나뭇가지 그늘에
우렁찬 매미소리 울려 퍼지는 도심 속 천천히 건물 안으로 들어서서
늘 하던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제각기 자기 몫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집에서 작성해 갖고 온 서류를 내어놓으니 컴퓨터에 입력해야 한다고
기다리라고 한다.
예전에는 간편했던 것이 이제는 정확한 정보가 없으면 신고가 어렵다고 하여
빠진 것을 적기 위해 집으로 통화를 하고 있으니 어디서 본듯한 사람이
곁에서 도움 나온 학생에게 어떻게 하는 것인지 묻고 있다.
혹시 00학교 나오지 안 앗나요?
"저 모르나요"?
아하 신풍리에 살았지? 알겠다.
반갑다고 인사를 나누며 지금 어디에 사는지 무얼 하는지 안부를 물으며
동창회 때에 못 보았다면서... 짧은 대화 37년만의 만난 같은 반 친구
지금 생각하니 얼굴은 기억하나 이름은 도통 생각나지 않는다.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 반백의 나이에 중년의 모습으로 만나고 보니
그래도 어려서 모습이 남아 있기에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알아보는 것이겠지만 이름은 가물가물하니 세월이 많이도 흘렀나 보다.
고향이 지척이니 고향 친구며 동창을 길가다가도 가끔 만나면
왜 그리 반가운지 아마도 고향 친구 어려서 함께 한 우정은
지나온 나를 돌아보는 순간이기에 더욱 반가운 것 같다.

산업전에 뛰는 사람이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살기 위한
치열한 전쟁 속에 살아가는 우리네
긴 세월 함께한 인연도 짧은 만남으로 스치듯 지나쳤던 사람도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기를 추구하며
생명이 존재하는 날까지 치열한 삶을 살아가야겠다.

 

050723

 

사진:한국의산천님
글: 매미 김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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