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사는 게 뭔지

능수 2005. 9. 9. 16:38


 

 

사는 게 뭔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집과 가게를 오고간지도 어느덧 오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오년동안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무안의 질주, 처음으로 가게 문열고 오육개월 사이에 체중이 5킬로그람이 내려가더니 몸에 무리인지 너무 아파 병원신세를 져야만 했다. 몸이 너무 약해 이겨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여자에게 좋다는 염소를 구하여 한약과 함께 즙을 내려서 먹었더니 평소 살하고 거리가 멀다하고 생각했던 지라 걱정 없이 먹었는데, 몇 달 사이에 몸이 불어 나는 것이 눈에 띄게 보여 이렇게 찌다가는 큰일 나겠다싶어 먹던 약을 중단하고 말았지만, 한번 오른 살은 찰딱 달라붙어 떨어 질 줄을 모른다.

 

몸이 갑자기 늘다보니 하던 일도 귀잖아 미루게되고 모든 일이 나태하게 되니, 이래서 몸집이 큰사람이 움직임이 둔한가보다. 눈만 뜨면 자전거에 페달을 밟으며 조그만 한 밭에 고추, 참깨, 마늘, 각종채소로 한가득 심어 놓고 가꾸러 다니고 시장에 갈 때도 자전거에 앞뒤로 한가득 장도보고, 일주일이면 한 번은 가족과 함께 등산을 다니고, 주간에는 옆에 사는 시누이와 등산을 다녔으니, 생활을 하면서 자연적으로 운동도 겸하여 살찔 여가도 없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의자에 앉아서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운동량도 적고 한약에 살찌는 약이 첨부여 더욱 몸이 불어 났나보다.

 

주의의 어른들은 시어머니 모시고 있을 때에는 몸이 형편없이 볼 수가 없더니 몸이 좋아지는 것 보니 마음이 편안한가 보라고 보기에 좋다고 하지만, 본인은 무척이나 둔하고 불편한 점이 많다. 우선 예전에 입던 옷은 입을 수도 없음이요. 마음은 따르나 몸이 천리이니, 예전에 몸집이 좋은 사람이 부럽더니만 요즘에 날씬한 사람이 부러워졌으니...이래 몸소 겪어 봐야 남의 속을 안다고 했나보다. 생활 환경이 바뀌고 세상과 접하는 시간이 적으니 당연 취미 또한 바꿔지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직업이지만 그 안에서 나의 취미를 살리고, 벙어리 상자 안에서 적으나마 잊고 살았던 나를 찾아 헤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들녀석에 한 게시판을 알려주워 우연하게 글을 접하게되었고, 나도 한마디하던 것이 이젠 프로들과 어깨를 함께 되어가고, 작지만 소망하나 담아 나만의 공간도 확보하며 이야기 상대를 찾은 것처럼, 한세상 왔다가는 소중한 생애를 글 한자에 심으며 그런 대로 참고 견디며 살아간다. 경제가 어려워지니 자영업 하는 사람도 직장을 다니는 사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명태다 뭐다 하여 힘들고 자영업을 하는 사람은 그렇게 나온 사람이 나누어 먹기 식으로 자영업에 뛰어들다 보니 소비자는 줄고 장사꾼들만 늘어 나는 현상이 되어가니, 뭐하나 잘된다는 소리는 없고 모두들 죽는다고 난리이다.

 

나이 들어 뭘 하겠다고 잡은 업종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지만, 천차만별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상대를 하다보면 저녁엔 녹초가 되고, 하루 곱빼기 하는 날이면 이튿날에는 피로가 쌓여 누적되게 마련이다. 하루 이틀 쌓인 피로가 드디어 온 몸을 조여 온다. 가눌 수 없을 만큼 밤새 배가 아파 뒤척이다 설사로 주르르... 이튿날에도 배를 움켜지고 하던 일 이기에 마무리하고는 도무지 가라 않지 않는 사르르 아픈 배, 몸살 기운도 있는지 뼈마다 마다 가 쑤시고 아픈지 ...딸아이에게 강의 끝났으면 와달라고 전화를 넣었더니 하필이면 그날 과외가 있어 못 온다고 한다. 비몽사몽으로 눈을 감고 있다 떴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밤에 아들녀석이 전화를 하였다. 엄마 몸 편찮으시다 면서요?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그리 걱정 말라고 어제 점심에 짜장면 먹은 것이 체하여 그런 것 같다고 약 먹고 했으니 나아질 거라고, 누나에게 책 사서 보내 달라고 전화했다가 알게된 모양이다.

 

뭐 큰 병이라도 생긴 줄 알고 걱정이 되었는지 이튿날 점심에 다시 전화를 하여 안부를 묻는 아들녀석 군에 갔다오면 철이 든다고 하더니, 비만 많이 와도 전화를 하고, 훈련이 끝났다고 전화하고 이동하면 전화를 해준다. 자식 군에 보내고 부모마음 편안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데, 가끔 전화를 주워 반가운 목소리라도 들려주는 아들녀석 훈련소에 들어갈 때 넣어준 돈도 한푼도 쓰지 못하고 통장 집에 있으니 비밀번호 알려 주면서 엄마가 찾아서 쓰라고 한다. "나둬다가 나중에 휴가 나오면 쓰라고 하였지만 가슴이 뭉클해진다. 부모자식이 뭔지 함께 있을 때에는 지지고 볶으면 살다가도 떨어져 살면 늘 걱정을 하며 사는지....이래서 부모자식간의 끈은 질긴 인연인가보다.

 

이튿날 딸아이가 오후에 내려와서 얼른 병원에 가서 주사 맞으라고 난리이다. 그럼 일찍 이나 오던지 늦게 와서 언제 갔다 오느냐고 진료시간 끝났다고 안 간다고 하였더니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떠밀다시피 갖다오라고 난리 치는 바람에 택시를 타고 갔더니만 아직 끝나지 않아 진료하고 시간이 되면 혈관 주사를 맞으면 좋다고 하는데 시간이 없어 엉덩이 주사만 맞고 나오는데, 요란한 확성기소리 바로 앞의 상가에서 보쌈 집에 개업식을 하는데 치어리더를 불렸나보다. 음악소리에 맞춰 흥겨운 춤사위 젊은 여성의 쭉쭉 빠진 몸매를 자랑이나 하듯이 팬티와 브래지어 차림새로 주의사람들의 눈이 둥그렇게 시선이 모아진다. 얼른 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병원 문을 나선 나! 확성기소리에 이끌려 길을 건너 그대로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하고 보니 약을 안 타 갖고 왔네.
참....
정신을 어디 두고 사는 건지
하는 수없이 다시 가서 약을 타고 돌아오는 길 해는 서산마루에 걸려있고 석양빛은 곱 기만하다. 사는 것이 무엇인지 이렇게 정신없이 살아가는지 누적된 피로가 쌓여 병이 오는가싶다. 머리도 아프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이틀을 보냈답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고 살라고 하는데, 일에 쫓기고 시간에 쫓기며 살고있다.
나비가 지나간 자리에는 아픈 흔적이 남아 마음의 상처를 남기고 몸이 아프면 세상이 끝이라는데, 몸 좀 챙기고 살아야겠습니다.

 

050909

글 매미.金順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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