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변해가는 농촌

능수 2006. 5. 9. 18:48

 

   찰영 김영은님  [서산 농장가는 길]

 

잠시 시누이 집에 창가가 센다고 봐주러 갔다가

시누이와 병천 순대 먹으러 가기로 했다

순댓국밥 한 그릇씩 먹고

예전에 다니던 샛길로 돌아오면서

산나물이라도 있으면 따가지고 가자고

이정표 없는 고불고불한 산길을 따라 무작정 달려갔다


예전에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즐겼던 이야기하며

새로 생긴 길, 전에 있었던 길, 헷갈려 헤매며

골짝이 마다 줄줄이 늘어선 전원주택,

가든, 심지어 모텔까지 지어진 것을 보니 많이도 변했다

이런 산골짝까지 허가를 내어주니 물이 오염된다는 남편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에

외지인들이 들어와 오염시키는 격이 아닌가 싶다


시에서 그리 멀지 않기에 여름휴가 때에 잠시 쉬어가는

전원주택 같은 별장을 지어놓는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골짝이 마다 들어선 멋진 집을 보니

그래도 있는 사람은 멋진 집을 잘도 지어 놓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나 보다

계절의 여왕답게 깨끗하게 단장된 집 뜰 돌 틈 사이에는

붉은 철쭉꽃 분홍 철쭉 색색의 꽃이 만발하여

한층 돋보이는 산속의 아름다운 집들이 운치 있어 보인다.

시내 집보다도 더 좋은 집이 많다고 하니

시누이 요즘, 이런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단다.

물론 전원주택을 원하여 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많은 돈 들여 집지어 놓고 잠시 휴양지로 쓰는 일이 많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몇 년을 꼼작 없이 틀어박혀 살다가

세상으로 밖 구경하는 사람처럼

두리번거리며 참으로 많이 변했네요

이렇게 지나가다 들려보는 것보다는 다음번에는

안전 무장하고 산에 오르며 산나물 캐러 오자고 약속하고

돌아오는데 한여름 불볕 마냥 내리쬐는 볕이 따갑기만 하다

온통 푸름으로 덮인 산야 간간이 부는 바람은 솔 향이 가득하고


들판에는 벌써 모내기, 한곳도 보이고

논 쓰리고 모내기 준비하는 농부의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욱, 그래도 이렇게 더워야

곡식이 자랄 수 있다며 더워야 한다는 남편

더위에 쉴 새 없이, 일하시는 농촌 사람을 생각하면

여유 있는 집들의 호화로운 집이 따가운 눈총이 되지 않을까 싶고

농촌은 농촌다워야 아름답고 도시는 도시다워야 아름답다


06.5.9

매미. 김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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